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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는 대신에
그가 잘하는 것들을 함께했다.그는 다정하게 챙기는 걸 잘했고
서툰 나 대신에 손이 빨랐고
고기도 잘 구웠고
부지런하게 움직였다.조금 내 스타일이 아니어도
그가 좋아하는 집에 갔고
좋아하는 것들을 해주고 싶었다.가끔 아이처럼 움츠러들고 겁먹는 그가
안쓰러웠고 밖에서 기죽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
집에서는 왕같은 존재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.그가 노력하는게 보였다.
말 한마디도 행동 하나도 다시 고민을 했다.올림픽 공원을 가고 싶었다.
그 곳이 미지의 숲속이 아니라 손에 닿는 가까운 곳처럼 느껴지길 바랐다.
차를 빌려서 교외로 가는게 대단한 일이 아니었으면 했다.
얼굴 보고 서로의 곁에 있는게 당연해지길 바랐다.
이 모든게 욕심처럼 느껴지지 않길 바란게 욕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.